《무당이 된 간첩: 수령님보다 신령님이 더 무서워》

《무당이 된 간첩: 수령님보다 신령님이 더 무서워》

부제: 생활총화 랩(Rap)으로 작두 타는 박도령

제1장: 주체적 무속 신앙의 탄생

평양 김형직사범대학 출신의 엘리트 공작원 리철진(31세). 남파 3년 차, 공작금은 끊겼고 배는 고팠다. 그는 강남 논현동 반지하에 **[평양 장군님 선녀 보살]**이라는 점집을 차렸다.

"남조선 놈들은 '이북식'이라고 하면 껌뻑 죽으니까, 대충 평양 사투리로 겁 좀 주면 지갑을 열겠지."

하지만 개업식 날, 가짜 작두 위에서 폼을 잡던 그에게 진짜 **'동자신'**이 내려버렸다. 번쩍! 하는 전율과 함께 리철진의 입이 제멋대로 터졌다. 그런데 당황한 나머지 튀어나온 말은 무속 경문이 아니라, 뼛속까지 각인된 북한군 복무 신조였다.

"에헤이~! 위대한 수령... 아니, 위대한 신령님의 교시를 받들어! 미신 타파... 가 아니라 액운 타파의 횃불을 높이 들자! 얼쑤!"


제2장: 자아비판 경문(經文) - "비판해야 복이 온다!"

리철진의 굿판은 강남 사모님들 사이에서 **"영혼을 후벼 파는 카리스마"**로 입소문이 났다. 그 비결은 바로 그만의 독창적인 '주문(Chant)' 때문이었다.

징과 꽹과리가 울리자 리철진이 방울을 흔들며 랩을 하듯 읊조리기 시작했다.

(리철진의 굿거리 장단)"어허~ 들어간다, 들어간다~ 사상투쟁 들어간다~!""니년 뱃속에 똬리 튼 게으름 귀신아! 당장 자아비판하고 나올지어다!""총화하라~ 총화하라~ 니가 지난주에 시어머니 미워했던 마음을 당과... 아니 신령님 앞에 솔직하게 총화하라~!""비판 없는 발전 없고~ 투쟁 없는 대박 없다~! 썩은 사상은 숙청하고~ 새 운명을 받아라~! 얼쑤!"

사모님들은 이 살벌하면서도 속이 뻥 뚫리는 '자아비판식 굿'에 열광했다. "어머, 박 도령님 굿을 보면 내 죄가 싹 씻겨 내려가는 것 같아. 완전 스파르타식 힐링이야!"

리철진은 땀을 닦으며 생각했다. '이게 되네? 생활총화 때 쓰던 문장에서 주어만 바꾸니까 완벽한 경문이잖아?'


제3장: 국정원장의 고민과 '사상 검증' 굿

어느 날, 국정원의 고위 간부가 비밀리에 점집을 찾았다. "도령님, 요즘 조직 내에 프락치가 있는 것 같습니다. 색출할 수 있겠습니까?"

리철진은 속으로 뜨끔했지만, 겉으로는 부채를 촤악 펼치며 호통쳤다.

"동작 그만! 내 눈엔 다 보여. 네 놈 눈빛이 흐리멍덩한 게 혁명적 경각심... 아니, 영적 기운이 빠졌어!"

리철진은 쌀알을 던지며 다시 '북한식 경문'을 읊었다.

"잡아내자~ 잡아내자~ 미제 승냥이... 같은 배신자를 잡아내자~!""일심단결 방해하는 종파 분자 귀신들은 공개 처형... 아니, 공개 퇴마로 다스리자!""너, 내일 아침 조회 때 직원들 눈 똑바로 보고 사상 검증... 아니 면담을 해봐! 눈 피하는 놈이 범인이야!"

국정원 간부는 무릎을 탁 쳤다. "역시 용하십니다! '공개 퇴마'라니, 정신이 번쩍 드네요!"


제4장: 평양에서 온 검열관과 '눈물의 상봉'

리철진이 자본주의 물을 먹었다는 첩보를 입수한 북한 보위부는 냉혹한 검열관 **'최 상좌'**를 파견했다. 최 상좌는 손님으로 위장해 점집에 들어와 리철진을 노려보았다.

"동무, 여기서 무당질이나 하며 당의 명예를 더럽히고 있나?"

절체절명의 순간, 동자신이 리철진을 덮쳤다. 리철진은 작두 위에서 펄쩍 뛰며 최 상좌를 향해 삿대질을 했다.

"야 이 썩어빠진 관료주의자야!""니놈이 평양 아파트 배급받으려고 뇌물 바칠 때, 니 어머니는 옥수수죽 먹으며 울고 있었다!""당의 유일사상체계 10대 원칙... 아니, 신령님의 10대 공덕을 무시하고 니 뱃속만 채우려 드느냐! 당장 무릎 꿇고 생활총화 하지 못할까!"

최 상좌는 기겁했다. 그 말투, 그 억양, 그리고 뼈를 때리는 팩트 폭격. 그것은 평양 당 중앙회의에서나 듣던 서슬 퍼런 **'집중 총화'**의 바이브였다.

"도, 도령 동지! 아니, 지도원 동지! 제가 잘못했습니다! 제발 상부에 보고만은... 아니 천벌만은 면하게 해주십쇼!"

최 상좌는 바닥에 머리를 찧으며 통곡했고, 500달러를 복채(뇌물)로 내놓고 도망치듯 나갔다.


에필로그: 남북통합 퓨전 무속인의 길

리철진은 이제 깨달았다. 북한의 사상 교육남한의 무속 신앙은 본질적으로 통하는 데가 있었다. 그것은 바로 '공포'와 '복종'을 통한 마음의 평화였다.

그는 오늘도 태극기가 그려진 부채를 들고, 북한 노동신문 사설을 개사한 랩을 하며 굿판을 벌인다.

"천리마 운동으로~ 액운을 박살 내고~!""새마을 운동으로~ 금전운을 당겨오자~!""우리는 하나다~ 귀신도 하나다~!""얼쑤! 좋~다! (송금 버튼을 누르며)"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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