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희진 "소송 이유 돈 때문 아냐, 하이브가 나쁜 짓 안 하면 돼"

민희진 "소송 이유 돈 때문 아냐, 하이브가 나쁜 짓 안 하면 돼"[현장EN:]

핵심요약

주주간계약 해지 확인 소송-주식매매대금 청구 소송 변론기일, 민희진 당사자 신문

민희진 왼쪽부터 민희진 전 어도어 대표, 서울 용산구 하이브 사옥. 박종민 기자/연합뉴스
민희진 전 어도어 대표가 약 5시간에 이르는 긴 당사자 신문을 마친 후, '돈' 때문이 아니라 '잘못된 기업 문화'를 고치기 위해 "이 고통스러운 소송"을 진행하고 있다며 법원에 올바르게 판단해 달라고 호소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31부(남인수 부장판사)는 18일 오후 하이브가 민 전 대표 등 2명을 상대로 제기한 주주간계약 해지 확인 소송 및 민 전 대표 등 3명이 하이브를 상대로 낸 풋옵션(주식매수청구권) 행사 관련 주식매매대금 청구 소송 변론기일을 열었다. 지난달 27일에 이어 민 전 대표가 나와 당사자 신문을 진행했다.

민 전 대표는 마지막 발언을 하기 전까지 5시간 가까이 신문에 임했다. 약 3시간 30분이 지난 오후 5시 45분쯤 민 전 대표 측 변호인이 잠시 쉬었다가 진행할 것을 요청했고, 민 전 대표 역시 "제가 공황장애가 있다"라고 하며 힘든 기색을 보였다. 재판부는 15분 동안 휴정하고 변론을 재개했다.

주신문과 반대신문을 오가며 긴 시간 신문에 응한 민 전 대표에게 재판장이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는지 물었다. "상대(하이브)의 주장이 처음과 계속 바뀌고 있고 내용이 달라지고 있다"라고 운을 뗀 민 전 대표는 "(하이브에) 싫은 소리를 한 저한테 뭔가 제재를 가하기 위해, 그리고 뭔가 버릇을 고치기 위해, 남들에게 보여주기 위해, 저를 희생양 삼아서 모든… 광화문에서 지금 매 맞는 기분"이라고 털어놨다.

그는 "저는 이런 기업 문화가 진짜로 고쳐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제가 이런 소송을 하는 이유가 돈 때문이 아니다. 애초에 말씀드렸듯 돈 생각해서는 제가 (어도어에) 재직을 더 했을 수도 있고 다른 (아이돌) 그룹을 만들어서 편하게 살 수도 있었는데 굳이 싸웠다. 제가 잘못하지 않았는데 이렇게 끝까지 모함받는 상황에서 너무 이거를 밝히고 싶었다"라고 강조했다.

지난해부터 지금까지 일관되게 주장하듯, 본인(민희진)과 타인이 나눈 카카오톡 대화를 주된 증거로 재판을 진행하는 것에 다시금 문제를 제기하기도 했다.

민 전 대표는 "이 카카오톡이라는 게 그 취득 경위 자체가 너무나 불순하고, 사실은 이게 민간인 사찰을 한 것"이라며 "그걸 언론에 막 뿌려댔고 기자들이 이거 너무하다 싶어서 저한테 카톡으로 '하이브 이렇게 하는 거 진짜 나쁘다고 생각한다' 제보했다. 진짜로 형사 혐의로 조사받고 있는 사람 기사는 한 2개 나오고, 제 기사는 별 내용 아닌 거로도 300~400개씩 막 나오고, 이런 불평등 속에서 저는 이렇게 힘들지만 그래도 제 사건을 통해서 뭔가 고쳐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라고 밝혔다.

어도어 대표이사에서 해임될 사유가 없음에도, 하이브가 소송을 진행하며 새로운 사유를 갖다 붙인다고도 주장했다. 민 전 대표는 "왜 나중에 이유를 (붙여서) 저를 이렇게 괴롭히는지, 이게 인간적으로 맞는 건지 저 진짜 이걸 좀 밝히고 싶어서 사실 이 자리에 나오게 됐다. 그냥 우리, 냉정하고 공정하게 한번 봐주셨으면 좋겠다"라고 호소했다.

민 전 대표는 "지금 변호사님들도 카톡 다 잘라가지고 짜깁기하면 누구라도 다 내일 나쁜 놈이 될 수 있는 상황이다. 그게 너무나, 누구라도 다 당연하지 않나. 그냥 저는 상식적으로 이게 과연 주주간계약 해지 소송에서 다뤄져야 되는 얘기인 건지 이런 부분들이 이제 잘 판단이 됐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있다"라고 재차 말했다.

그러면서 "제 이 소송이 어쨌든 업계를 좀 바꾸고 발전시키는 데에도 좀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 아니 하이브가 나쁜 짓을 안 했으면 된다. 이게 나쁜 행동을 했으면 지적도 해야 되는데 이렇게 지적도 못 하고 막 돈으로 매수하고 이렇게 막 몰아가는 이런 상황에서 도대체 어떻게 개혁이 이뤄질 수 있고 개선이 될 수 있다는 건지…"라고 개탄했다.

 
민 전 대표는 "저는 진짜 호소하고 싶은 건, 제가 법카(법인카드)에서 안 털려서 여기까지 왔단 말이다.보통은 대기업에서 사람 보내는 방식이 뻔하다. 법카 터는 거, 이거 박지원(전 하이브 CEO)이 알려준 거다. 자기가 넥슨에서 그렇게 사람 많이 보냈다고. 법카에서 안 털렸다는 건 제가 그만큼 경영 깨끗하게 했단 거고 실제로 성과도 어마어마했단 말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렇게 흠잡을 수 없는 사람… 저는 실제로 그 업계 발전을 위해서 편법 안 쓰려고, 그냥 깨끗한 방식으로 '이렇게 콘텐츠를 잘 만들면 어디까지 우리가 성공할 수 있는지 보자'(라고) 멤버들한테도 스태프들한테도 맨날 했던 얘기다. 그렇게 해서 성공한 케이스를 보여주고 싶었는데, 아무튼 제 진심이 닿길 바라고 제가 이 고통스러운 소송을 이렇게까지 나와서 하는 이유에 관해 잘 판단이 됐으면 좋겠다는 개인적인 바람이 있다. 감사하다"라고 발언을 마쳤다.

6시간 넘게 진행된 변론기일은 이날 저녁 8시 24분에야 끝났다. 오는 2026년 1월 15일 다음 기일을 앞둔 재판부는 "변론은 사실 끝났는데, 혹시 조정 가능성은 전혀 없나?"라고 물었다. 원고(하이브)와 피고(민희진) 양측에 조정 가능성이 있는지 방안을 생각해 보라고 한 후 종료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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